[사설/기획] ‘양반 고을’ 보령의 눈물… ‘의혹 대선’ 방불케 하는 진흙탕 시장 선거![]()
- 부동산 투기·위장전입 등 꼬리 무는 폭로전 - 선관위 고발 사태까지…
공직 후보자 자질 검증은 ‘실종’
- 위장전입 공방에 실주소 노출… 후보 가족,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하기도
과거 충청의 선비 정신과 온화한 기품을 간직해 ‘양반의 도시’라 불리던 충남 보령시가 다가오는 시장 선거를 앞두고 끝없는 의혹과 폭로가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터’로 전락했다. 지역 정가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역대 가장 얼룩진 선거”라는 탄식과 함께, 후보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보령시장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는 핵심 쟁점은 ‘부동산 투기 의혹’과 ‘선거용 위장전입’ 공방이다. 상대 진영을 향한 무차별적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선거의 본질인 ‘지역 발전 정책’은 실종된 지 오래다. 서로를 흠집 내기 위한 사법 고발과 비방성 기자회견만이 매일같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한때 지역 선후배로서 보령의 미래를 논하던 후보들이 오직 '당선'이라는 목적을 위해 맹목적인 비난전을 펼치자, 시민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시장 위에 시민이 있다"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치열한 정쟁 속에서 정작 시민을 위한 진정성 있는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급기야 보령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및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유력 후보를 경찰에 고발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특히 인구 감소 해결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들이 정작 상대 후보 측 가정을 위장전입으로 고발하는 과정에서 실주소 등 개인정보를 폭로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해당 후보 가족이 위협을 느껴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파행으로 이어졌다. 본지 취재 결과, 엄승용 후보 캠프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신변보호용 스마트 워치(알림벨)를 지급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문제는 이러한 의혹들이 명확한 실체 규명 없이 ‘카더라식’ 폭로와 감정 싸움으로 점철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령시 동대동의 한 유권자는 “선거가 아니라 볼성사나운 싸움판을 구경하는 기분”이라며 “누가 보령을 이끌 적임자인지 검증할 기회는 사라지고, 누가 더 덜 부패했는지를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보령시장 선거가 지방자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전형적인 ‘네거티브의 늪’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후보자들이 눈앞의 표심을 잡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확대·재생산하면서, 지역사회의 갈등과 분열만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의혹이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이것이 고발 사태로 이어지는 악순환 속에서 보령시민들의 자존심은 이미 깊은 상처를 입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양반도시로서의 명맥과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무차별적인 진흙탕 싸움을 멈춰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철저한 사실 규명과 함께 공정한 정책 대결로 복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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