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석의 눈] “발전공기업 20년 만의 재편…‘쪼개기냐 통합이냐’ 해상풍력 주도권 건 정면 충돌”![]()
- 해외 공기업이 90% 장악한 시장…‘한전 중심 단일 통합’ vs ‘분산 개편’ 격돌
- “쪼개면 못 이긴다”…규모의 경제 vs 분산 구조, “이미 90% 뺏겼다”…해외 공기업 잠식 현실
- “신설이냐 통합이냐”…정의로운 전환 논쟁, 인력·역량 격차…“통합해도 준비 없으면 실패”
정부가 추진 중인 발전공기업 재편이 20년 만의 ‘대수술’로 불리며 중대한 분기점에 섰다.
에너지 안보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재생에너지, 특히 해상풍력 주도권을 둘러싸고 통합 vs 분산이라는 근본적 선택이 충돌하고 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발전자회사들을 다시 묶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논의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재생에너지 전담 공사 신설 ▲지역별 2개사 체제 재편 ▲단일 공기업 통합 그러나 현장과 노동계에서는 사실상 한 가지 해법, 즉 단일 통합 모델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장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재생에너지, 특히 해상풍력 산업은 수조 원 단위의 자본이 투입되는 대표적인 ‘규모 산업’이다.
현재 구조처럼 발전사가 분산된 상태에서는 대형 프로젝트를 감당할 자본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개별 발전사의 자본 규모로는 수조 원대 사업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렵고, 결국 외국계 자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통합 시에는 자본과 인력을 결집해 대형 투자와 장기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해진다.
“4조 자본으로는 7조 사업을 못 하지만, 10조 이상 규모가 되면 가능하다”는 논리는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의 작동 방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현재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약 90%는 외국계 기업이 점유하고 있으며, 그 주체 상당수는 유럽의 국영 에너지 기업들이다.
즉, 해외에서는 공기업이 자국 산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한국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공기업을 분산 운영하며 경쟁력을 키우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결국 핵심 질문은 “왜 우리는 공기업을 쪼개 놓은 상태로 글로벌 공기업과 경쟁하려 하는가.”하나로 수렴된다.
정부가 검토 중인 ‘재생에너지 공사 신설’ 방안에 대해서도 강한 반론이 제기된다.
가장 큰 쟁점은 ‘정의로운 전환’이다. 새 조직을 만들 경우 기존 석탄 발전 인력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 보호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반면 통합 모델은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고 직무 전환을 통해 신재생 분야로 이동시키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즉, 조직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체계를 활용해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통합이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분명하다.
현재 국내 발전공기업의 해상풍력 전문 인력은 글로벌 기업 대비 현저히 부족한 수준이다.
전체 인력을 합쳐도 해외 기업 단일 프로젝트 팀보다 적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결국 통합이 효과를 가지려면 ▲대규모 인력 재교육 ▲전문 인력 확충
▲장기 투자 전략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이번 재편 논의는 단순한 공기업 구조조정이 아니다. 분산 구조 유지 시에는 외국 자본 의존이 심화될 것이며, 통합 실패 시에는 비효율적 공룡 조직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또한 통합 성공 시에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이 가능하다.
결국 이는 대한민국이 해상풍력이라는 미래 산업에서 주도권을 가질 것인가, 종속될 것인가를 가르는 선택이다.
정부는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지만, 더 이상 원칙 없는 절충이나 정치적 타협으로 결론 낼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쪼개서 나눌 것인가, 합쳐서 키울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곧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dsn.green123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