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도 귀소본능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한평생을 바친 길, 그 시작과 끝이 모두 한곳을 향하는 뚝심. 35년이라는 긴 세월의 무게를 안고 '참일꾼' 김기호가 다시 친정의 문을 열었다.
그의 복귀는 단순한 당적의 회복이 아니다. 좌절과 성찰의 시간을 지나, 오직 보령의 내일을 위해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조여 매는 한 남자의 묵직한 약속이다.
정치인이 아닌 '참일꾼'의 길
1988년, 고(故) 김용환 의원의 비서로 정계에 첫발을 디딘 김기호는 16년간 국회에서 중앙 정치의 호흡과 실무를 익혔다.
그는 그 시절을 "고향을 사랑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배운 시간"이라 회고한다. 스승의 곁에서 배운 것은 화려한 정치가 아닌, 사람을 향해야 하는 정치의 본질이었다.
그 가르침을 따라, 그는 2005년 여의도를 떠나 보령에 뿌리내렸다.
"정치인이 아닌 참일꾼이 되고자 했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단 한 번도 보령을 떠난 적 없이 시민의 곁을 지켰다.
그의 35년은 결국 '사람이 우선'이라는 하나의 신념으로 수렴된다.
시련과 성찰, 더 단단해진 시간
네 번의 도전, 두 번의 본선 진출, 그리고 낙선. 쓰라린 패배의 경험은 그를 주저앉히지 않았다.
"시민의 뜻"이라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단단해지는 계기"로 삼았다.
2010년, 정의와 정치 철학 사이에서 고뇌 끝에 내렸던 탈당의 결단. 그는 그 선택으로 실망했을 모든 이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
"정당은 떠났지만, 시민 곁을 떠난 적은 없습니다." 그는 정치권 밖에서도 지역 봉사와 세미나, 현장 활동을 통해 보령의 과제를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벼가 익기 위해 더 뜨거운 햇볕을 견뎌야 하듯, 그의 시간은 더 깊은 책임감을 위한 담금질의 과정이었다.
다시, 기회의 땅 보령을 그리다
"보령은 제 삶의 터전입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35년간 시민의 삶터, 일터, 장터를 함께 지켜본 자의 애정이 짙게 배어있다.
그는 이제 그 애정을 행동으로 보답하고자 한다. 아름다운 산과 들, 바다를 품은 이 기회의 땅을 '서해안 해양관광 중심도시'로, '그린 에너지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펼쳐 보인다.
그의 복귀는 명예를 위한 회귀가 아닌, 실천을 위한 전진이다.
고요했던 보령 정가에 던져진 그의 출사표는 새로운 긴장감과 함께 기대를 낳고 있다. 35년의 세월이 담긴 그의 발걸음이 보령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이제 모든 시민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