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만 짓다 망했다”… 보령시, 혈세 낭비 공공사업에 ‘수술대’ 댄다
하드웨어 위주 단기 성과주의 과감히 청산
'숫자·실적' 대신 '사람·신뢰' 중심 행정 전환
공무원 내부 조직문화부터 웰니스형으로 전면 개편
보령시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예산 투입 위주의 공공사업 추진 방식에 경종을 울리고 행정 패러다임을 뿌리째 바꾸는 대대적인 혁신에 나선다. '철학 없는 건물'과 '사람 없는 기획'으로 지적받아 온 지자체 공공사업의 폐단을 정조준해, 시설 건립 위주에서 ‘사람과 관계’ 중심으로 행정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20일 본지가 입수한 보령시 행정복지국의 ‘웰니스 혁신 방안’ 자료에 따르면, 시는 그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방치되던 공공사업 실패의 원인을 ‘예산 중심의 단기 성과주의’와 ‘하향식(Top-down) 기획’으로 진단했다. 외부 자본 투입이나 단기 용역에 의존하는 행정으로는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적 반성에서 출발한 조치다.
‘시설 완공’ 목표 버리고 ‘시민 행복·관계망’ 지표 도입
보령시는 이번 혁신을 통해 행정 성과지표의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핵심 목표를 단순한 '시설 완공'이나 '예산 소진'에서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관계망 회복'으로 대폭 수정한다.
시는 모든 부서의 사업계획서에 ‘시민 웰니스 영향평가’ 제출을 의무화하고, 신규 사업 심사 시 “이 사업이 시민의 행복과 신뢰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필수 평가 항목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부서 간 장벽 허물고 공직사회 내부 체질 개선
조직 운영 방식도 전면 개편된다. 그동안 ‘개별적·산발적’ 시행으로 한계를 드러냈던 부서 간 장벽을 허물기 위해, ‘웰니스 공동회의’를 열고 융합 행정을 펼치기로 했다.
기획감사실(정책 조율·예산), 보건소(정밀 웰니스·마음건강), 농업기술센터(치유농업), 문화교육과(마음치유 프로그램), 관광/경제/도시재생 부서가 하나의 생태계로 묶여 ‘시민 웰니스’를 중심에 두고 협업하는 구조다.
행정 내부의 체질 개선도 병행된다. 시 관계자는 “공직사회 자체가 변화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전략도 공허한 이론에 그친다”며,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심리회복, 마음건강상담, 치유의 숲 체험 등 internal wellness(내부 웰니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행정 서비스의 질적 도약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더 이상 텅 빈 건물을 짓는 데 예산을 낭비하지 않겠습니다.”
보령시 행정복지국이 내건 슬로건처럼, ‘시설보다 사람, 사업보다 관계, 예산보다 신뢰’를 내세운 이번 행정 혁신이 지자체 공공사업의 오래된 혈세 낭비 고리를 끊어내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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