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현장] “국비 50조 가질 때 충남 자존심 어디 갔나”… 金, ‘지방권력 사수론’ 배수의 진
-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보령 유세서 ‘성과·위기·책임’ 삼각 배수진
- “해방 후 누적 국비 8.3조인데, 내가 4년간 50조… 행정능력으로 재신임 받아야”
- “민주당, 입법·사법·언론 이어 지방까지 장악하려 해… 일방독주 막을 브레이크 필요”
- 서산·태안·예산·홍성 우세 속 ‘고향’ 보령 박빙에 “집안에서 평가 못 받으면 체면 안 서” 호소
[보령=대천광장신문] “해방 이후 충남이 가져온 누적 국비가 8조 3000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 4년간 확보한 국비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50조 원에 가깝습니다. 전임 정권에 비하면 3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전북, 충북에 밀려 늘 덜 가져오던 충남의 자존심을 누가 세웠습니까?”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의 목소리가 격앙됐다. 선거 막판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고향 보령의 전통시장 앞, 유세차에 오른 김 후보는 특유의 선 굵은 어조로 ‘실적’과 ‘위기론’을 동시에 쏟아냈다.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그의 프레임은 명확했다. 압도적인 행정 성과를 바탕으로 한 ‘재신임’, 그리고 거대 민주당의 독주를 막아내야 한다는 ‘거버넌스 위기론’의 이중 포석이다.

◆ “입담·포장 대비 진정성·능력 구도”… 팩트로 정면돌파
김 후보 연설의 출발점은 철저한 ‘능력주의’다. 그는 자신이 이뤄낸 ‘4년간 국비 50조 확보’라는 수치를 전임 지사 시절(14.5조~16조 추정) 및 해방 이후 누적치와 직접 비교하며 행정능력의 격차를 부각했다. 공모사업 준비와 신사업 발굴을 통해 충남의 몫을 키웠다는 실증적 자신감이다.

동시에 민주당 후보들을 향해서는 “포장과 입담, 잇속만 차리는 세력”이라며 날을 세웠다. 특히 보령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경쟁 후보를 겨냥해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세가 결여된 부동산 투기 의혹 세력”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신 행정고시 출신이자 중앙부처 경험이 풍부한 엄승용 보령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중앙과 지방을 잇는 강력한 실행력 엔진이자, 도지사인 내가 보증하는 최고의 백업 카드”라고 강조했다. 선택의 기준을 도덕성과 능력이라는 이중 잣대로 단순화해 ‘일 잘할 사람’을 뽑아달라는 전략이다.

◆ “지방권력까지 넘어가면 독재”… 국가 거버넌스 위기서사
김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를 단순히 지역 일꾼을 뽑는 이벤트를 넘어, 대한민국의 ‘체제 수호 전장’으로 격상시켰다.
그는 거대 여당인 민주당을 향해 “이미 행정부와 국회 절대다수를 장악한 것도 모자라, 검찰 무력화, 4심제 도입 논란, 대법관 증원 등 사법부 개편까지 시도하며 권력을 일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언론 녹화 편집 사례 등을 거론하며 “언론마저 장악하려 했던 이들이 이제 지방권력까지 통째로 삼키려 한다. 이것이 독재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패배할 경우, 대한민국 거버넌스의 최소한의 견제 장치마저 상실된다는 ‘독재 리스크’를 전면에 내세워 보수층의 위기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 ‘초반 열세서 역전’ 내러티브… 승부처는 고향 표심의 ‘자존심’
선거 초반, 대세론에 밀려 15~20%가량 뒤처졌던 여론 지형은 5월 8일 본격 출마 선언 이후 20여 일이 지난 현재 “완연한 역전 세세(勢勢)로 돌아섰다”는 것이 김 후보 측의 판단이다. 서산, 태안, 예산, 홍성 등 충남 전역에서 우세 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보령이 박빙 백중세라는 점은 김 후보에게 가장 아픈 대목이자, 이번 유세에서 배수의 진을 친 이유다. 김 후보는 충남 15개 시·군에 대한 ‘균형과 공정 배분’이라는 도지사로서의 원칙을 천명하면서도, 고향 유권자들을 향해서는 ‘감정적 레버리지’를 당겼다.
“도지사가 되어 충남 발전의 청사진을 완성하려면 4년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런데 내 고향, 내 집안에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박빙이라는 소리가 들리면 제 체면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고향을 잊지 않는 김태흠에게 압도적인 결속을 보여주십시오.”
◆ [관전포인트] 성과 과시의 부메랑과 ‘능력 vs 포장’ 구도의 고착화
정치 전문가들은 김 후보의 연설이 성과를 통해 신뢰를 복구하고 위기 서사로 지지층 동원을 극대화하는 전형적인 ‘선거 전술의 정석’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4년간 50조’라는 대형 수치 프레임은 남은 기간 상대 진영의 현미경 검증(기간 및 항목 범위 혼재 여부 등)을 유발해 역공의 빌미가 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결국 이번 충남 선거의 최종 승패는 김 후보가 고향 표심을 얼마나 빠르게 재결속시키느냐, 그리고 야당을 향해 던진 ‘능력 대 포장’의 구도를 선거 당일까지 고착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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