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이후의 보령, 그 폭풍전야의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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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 이후의 보령, 그 폭풍전야의 긴장감

김서안 기자 기사 등록: 02.1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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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 보령시장 선거, 설 민심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다: 에너지 전환기와 인구 소멸 위기 속 후보들의 사활적 대권 가도

2026년 2월, 충남 보령의 설 명절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달랐다. 대천항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칼바람도 오는 6월 3일 실시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보령 시정 역사상 최초의 3선 연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김동일 시장이 연임 제한으로 물러나게 되면서, 보령은 그야말로 주인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의 형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설 명절은 단순한 연휴를 넘어, 포스트 김동일 시대를 누가 선점할 것인가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었다. 전통시장의 전 굽는 냄새 사이로 후보자들의 명함이 오가고, 떡국 그릇을 비우는 식탁 위에서는 보령의 인구 9만 붕괴 위기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경제적 생존 전략이 가장 뜨거운 안줏거리로 오를것이다.   

3선 연임 시대의 종언과 요동치는 권력 지형

보령 정가는 오랫동안 '김동일'이라는 거목의 그늘 아래 있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동일 시장은 56%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되며 보령 최초의 3선 시장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연임 제한'이라는 제도적 틀은 이제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김 시장은 이번 설 기간 동안 웅천시장부터 중앙시장까지 관내 6개 전통시장을 샅샅이 돌며 마지막 명절 민심을 챙겼으나, 그 발걸음은 자신의 시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차기 시정으로의 안정적인 가교 역할을 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보령의 권력 지형은 크게 '안정적 계승'을 주장하는 야권 내 잠룡들과 '전면적 혁신'을 외치는 여권의 단일 대오로 나뉜다. 

중앙정부와는 대비를 이루는 정세로 특히 국민의힘은 7명에 달하는 후보군이 난립하며 경선 과정에서의 출혈 경쟁이 우려될 정도로 뜨겁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영우 전 충남도의원과 최진복후보 중심으로 일찌감치 전열을 정비하고,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를 고리로 현 시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탈환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또한 조국혁신당의 김흥식후보는 해양관광의 전문가로서 차근차근 보령발전을 위한 정치적.사업적인 연구와 준비로 출정선언을 했다, 전세가 어떻게 달라질런지 미지수다

전통시장 민심: "먹고사는 게 먼저지, 정치가 밥 먹여 주나"

설을 사흘 앞둔 2월 12일부터 13일까지, 김동일 시장과 시의원, 그리고 각 후보 진영은 보령의 5대 전통시장(중앙, 한내, 동부, 현대, 웅천)과 대천항 수산시장을 잇달아 방문했다.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인해 설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현장에서 상인들은 "시장 사람들 다 죽게 생겼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은 선거 때만 보인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러한 상심을 달래기 위해 후보들은 구체적인 복지 공약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영우 후보는 7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설과 추석 명절에 맞춰 연간 총 60만 원의 '효도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고령화된 보령의 유권자 지형을 정밀 타격한 공약으로, 명절 기간 동안 경로당과 가정집에서 큰 화제가 될것이다. 국민의힘 후보들 역시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과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약속하며 '경제 시장' 이미지를 선점하려 애썼다.   

에너지 전환의 파고와 보령의 생존 전략

보령은 현재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국정과제 아래 화력발전 중심의 산업 구조를 수소 기반으로 재편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보령시는 2026년을 '에너지 전환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에너지 현안 대응 TF'를 가동 중이다.   

선거 국면에서 이 문제는 단순한 행정 과제를 넘어 정치적 생존권 문제로 비화했다. 이영우 후보는 보령화력과 LNG 터미널이라는 기존 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300인 이상 대기업을 유치하고, 토지를 무상 제공해서라도 인구 10만 명을 회복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현재 시정이 추진 중인 '글로벌 해양레저관광 도시'와 '수소 도시' 청사진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중단 없는 보령 발전을 이끌겠다고 맞서고 있다.   

"바꿔야 산다" vs "해본 사람이 낫다" : 설 밥상의 엇갈린 민심

설 명절 기간 동안 확인된 보령의 민심은 전형적인 '변화론'과 '안정론'의 충돌이었다. 이영우 후보의 "보령은 멈춰있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공세적인 슬로건은 현 시정에 불만을 가진 소상공인과 청년층의 공감을 줄것이다. 특히 인구 감소에 대한 날 선 비판은 보령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민들에게 실존적인 위기감을 안겨주었다.   

반면, 3선 시장을 배출한 보수 진영의 지지세는 여전히 견고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야당대표의 지역구에서 야당소속의 시장이 되어야 안정적인 보령을 이끈다는 현실론이 지배적이었다. 7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누가 김동일 시장의 업적을 가장 잘 계승하면서도 본인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가"가 당원들의 주된 관전 포인트였다.   

보령~대전 고속도로와 교통 혁명에 거는 기대

김동일 시장이 가장 큰 현안으로 꼽았던 '보령~대전 고속도로'는 이번 선거에서도 핵심 쟁점이다. 보령의 내륙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이 사업은 관광객 유치는 물론 인구 유입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후보들은 저마다의 네트워크를 과시하며 이 사업의 조기 완성을 약속하고 있다. 특히 설 연휴 기간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은 정체된 도로 위에서 고속도로 조기 착공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며, 후보들의 교통 관련 공약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2026년 설 명절은 보령의 정치 사계절 중 가장 뜨거운 겨울일것이다. 김동일 시장의 퇴장과 함께 열린 '기회의 창'을 잡기 위해 7명의 후보는 설 연휴를 반납하고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졌다. 후보들은 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의 거친 손을 잡았고, 경로당에서 노인들의 애환을 들었으며, SNS를 통해 청년들의 요구에 응답했다.


이제 설 연휴의 끝은 곧 심판의 시작이다. 국민의힘 1차 컷오프 결과가 발표되면 보령의 선거판은 다시 한번 요동칠 것이다. 살아남은 자와 탈락한 자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 설 명절 기간 동안 다져온 '조직의 힘'과 '여론의 향배'가 그 결과를 결정할 것이다.   

보령은 지금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풍랑 속에 있다. 그리고 그 배를 이끌 새로운 선장을 뽑는 과정은 이번 설 명절 민심이라는 거름망을 거치며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누가 우리를 먹여 살릴 것인가"라는 시민들의 단순하지만 명확한 질문에 답하는 후보만이, 6월의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 것이다. 보령의 봄은 이미 설 명절의 뜨거운 정치적 열기 속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취재: 김서안 기자    기사입력 : 26-02-1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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