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편] 보령 웅천산업단지 피해 책임은 어디로 갔나, 침묵하는 행정의 민낯![]()

-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보고서도, 징계도, 사과도 없다
- 행정의 ‘조용한 책임 회피’… 내부 승진으로 끝난 사건
- “기업이 피해를 입어도 행정은 무사한 구조”
- 내부 감사 부재·정책 평가 실종… ‘스스로를 점검하지 않는 행정’
- “잘못은 시스템에 있다”… 그러나 시스템은 사람에 의해 작동한다
- “침묵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시민의 감시와 제도 개혁이 답이다
보령시 웅천일반산업단지(이하 ‘웅천산단’) 보조금 지급 기준 변경 사태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책임자도, 명확한 결론도 없다.
피해를 호소하는 기업은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지만, 보령시 행정은 ‘재판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행정의 책임이 사라진 자리에는 침묵과 회피의 문화, 그리고 책임 없는 승진, 영전의 구조가 땅속 깊은 곳까지 뻗어나간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A사가 보조금 지급 불가 통보를 받은 것은 2022년 5월이었다.
이후 수차례의 민원 제기와 면담, 자료 제출이 이어졌지만, 시에서는 명확한 경위 조사나 공식 해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얼렁뚱땅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한 것으로 알려 왔다.
보령시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현재까지도 “내부 검토로 일관하 것일까, 재판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 만 하고 있는 것인지...참으로 개탄스럽다.
그러나 관련 부서 내부에서는 사건 발생 이후 별도의 감사 보고서 발표나 조치 이행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당시에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아무 조치 없이 시간이 흘렀다”고 전했다.
그 사이 해당 실무자와 간부들은 대부분 자리를 옮겼고, 승진, 영전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당시 지역경제과장이었던 이선규 씨는 사건 이듬해 경제도시국장으로 승진했다.
사건 초기 보고 라인에 있던 간부들 역시 인사이동을 통해 타 부서로 자리 이동하였다.
보령시 한 관계자는 “보조금 건과 관련해 인사 조치는 없었다”고 말했으나 당연히 말은 저렇게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사건에 대한 행정적 판단이 ‘없었던 일’로 정리되었음을 의미해도 무관할 수 있을 것이다.
한 행정 전문가는 이를 ‘조용한 책임 회피, 책임 전가’라고 할 수 있으며, “공직 사회에서 문제가 생기면 인사 이동으로 봉합하는 관행이 뿌리 깊다”며“ 이는 일시적 승진으로 기쁨과 평온을 가져 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행정 불안, 불신과 무능의 상징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A사는 이번 사태로 수억 원대의 손실을 입었지만, 행정적으로는 누구도 제대로 공식적으로 사과 한번 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어떠한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위 공직자는 밑에 직원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책임 전가식 발언 뿐이었다.
A사 관계자는 “지자체를 믿고 투자했는데, 약속이 뒤집어졌다”며 “행정이 실수, 무 책임함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업이 이 지역에 들어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지역 산업계 역시 “행정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산단 전체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지역 경제는 회생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웅천산단'의 후속 기업 유치도 일정 부분 지연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시의 행정 절차 중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자기 점검 기능의 부재일 것이다.
시의 내부 감사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기획 감사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얘기는 들은 것 같다는 무책임한 말만 늘어 놓는 입장이다.
시의 ‘행정 착오’나 ‘기준 불명확’과 같은 사안은 감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시의 내부 감사 자체는 “믿음,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 며 “옛 말에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에 걸맞다는 견해가 팽배하다.
그래서 시 전체가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언제든 남아 있다는 것이다.
지역 단체 한 관계자는 “감사 기능이 행정을 보호하는 방패로 작동하면 시민은 피해자가 된다”며 “행정의 자기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제도가 아닌 운영 주체의 인식 부재와 책임 의지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행정관련 관계자는 “시스템이 완벽하길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지자체의 신뢰는 규정이 아니라 사람의 태도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보령시의 이번 사안은 바로 그 태도의 결여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지자체 행정의 기본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책임이다.
그럼에도 보령시는 사건 이후 단 한 차례의 공개 브리핑이나 책임자 명시를 하지 않았다.
시민들이 ‘행정 불신’을 언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한 기업의 피해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신뢰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대한 행정의 태도 문제로 귀결된다.
시민이 침묵을 거두지 않는 한, 행정 역시 침묵으로 버틸 수는 없을 것이다.
보령시의 '웅천산단' 보조금 사태는 행정 실패의 기록이자, 책임 회피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경고장이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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